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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미얀마 여행기 Day 2 - 양곤에서 바간으로 (1)

미얀마 여행기 Day 2 - 양곤에서 바간으로 (2017.06.18) (1)

새벽 5시 10분, 날카로운 알람 소리에 겨우 눈을 비비고 일어났다. 숙소 로비에서 양공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20분 후에 타야 한다. 원래 어제 저녁 버스를 타고 밤새 달려 오늘 새벽에 바간으로 갈 계획도 있었다. 그러나 10시간 이상 야간 버스를 타야 하기에 무리하고 생각해서 비행기를 선택했다. 가격은 6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하루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일정이 짧은 내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양곤 국내선 청사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서 싸준 도시락을 먹었다. 어제 저녁에 만난 파리 출신 Martin이 먹은 국수인데, 미얀마에서 먹어본 국수 중 최고라고 한다. 고소한 맛, 고수가 살짝 가미된 볶음국수인데 간이 심심하지도 강하지도 않아서 좋다. 어느새 후르륵 입에 다 넣고 말았다.

공항에서 홍천 무궁화 로타리클럽 회원을 만났다. ㅋㅋㅋ



AirKbz 항공이 오전 7시 45분 정각에 출발하여 바간 냥우공항에 제 시간에 도착했다. 보통 미얀마에서는 항공기가 자주 연착된다고 하는데 다행이다. 최근에 미얀마를 여행하고 온 혜진님을 통해 소개받은 양곤 여행사 사장님의 친구가 바간에서 여행사를 하는데 이름은 Mr. Min Thu이다. 오늘부터 이틀 반 동안은 Mr. Min이 만들어준 프로그램을 위주로 바간을 살펴본다. Mr. Min은 영어를 아주 잘하고 친절하며 시간도 잘 지킨다. 혼자 여행 온 나를 위해 기념사진도 많이 찍어줘서 고맙다. 공항 픽업과 전송을 포함하여 거의 사흘 내내 택시로 가이드 해주고 120달러면 아주 괜찮은 편이다. (Mr. Min Thu이메일 minthu.bagan@gmail.com)

바간을 처음 방문하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가이드 투어를 추천한다. 가이드 투어의 장점은 공항에서 픽업하여 어디든지 편하게 차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 햇살이 강하기 때문에 더운 계절엔 좋다. 그러나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가이드 투어는 하루나 이틀 정도만 하고, 가끔은 마차로 돌거나 E-bike 라고 부르는 전기 오토바이를 대여하여 가고 싶은 곳을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E-bike는 오토바이랑 모양이 비슷하지만 3~4시간 밖에 운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 한 번은 바이크를 갈아타야 한다. 다음에 바간을 방문할때는 E-bike를 대여할 예정이다. ㅎㅎ

첫 투어로 냥우 지역에 있는 전통시장을 먼저 둘러보았다.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트럭에 함께 타고 와서 이곳 시장에서 장사를 한다. 야채, 옷, 고기 등 각종 물건들을 파는데 규모가 꽤 크다. 전통방식으로 제조한 샴푸를 지금도 쓴다고 하니 흥미롭다. 


바간 지역으로 들어가는 모든 여행자들은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저렴하진 않지만 그래도 며칠 동안 마음껏 둘러볼 수 있으니 괜찮다.


현지인이 바간 엽서를 팔길래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흔쾌히 샀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리 없다. 사실 나는 내가 여행하는 도시마다 엽서를 수집하고 있다~ ㅎㅎ 지금까지 거의 150개 이상의 엽서를 수집했다. 므흣~

즐거운 마음으로 나물을 다듬고 있는 현지인들.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 현지 여행사 사장의 말에 따라 촬영을 했다. 거의 15년 정도 사진을 찍어왔는데, 얼굴이 완전히 노출되는 사진을 찍는 경우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고 사진을 찍는다. (비슷한 이유로 줌렌즈를 사용하지 않는다.)


현지인들이 선크림 대용으로 사용하는 물건이다. 강한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물과 섞어 얼굴에 펴 바른다.



Shwezigon Pagoda

지금부터 Shwezigon Pagoda를 보자. 이 탑은 바간을 대표하는 황금으로 도금된 탑으로 양곤의 Shwedagon Pagoda와 모양이 비슷하다. 복원 작업을 위해서 하단부는 지금 공사중이지만 여전히 화려한 멋이 드러난다. 정말 흥미로운 것은 황금탑을 둘러싸고 바닥에 대리석 길을 만들었는데 뙤약볕 아래서도 이 길 위를 걸으면 별로 뜨겁지 않다. 대리석이라니 영리한 선택이다. 승려들도 많이 보이는데 대부분 태국에서 온 관광객 승려라고 한다. 내가 보기엔 다 비슷해 보이는데 미얀마인과 태국인을 구별하다니! ㅎㅎ

탑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복도에 벽화가 그려져 있다.


보수 공사중이어서 전체 모습이 깔끔하게 보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멋지다! 다행히 날이 참 좋았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미얀마에서 모든 사원이나 탑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신발을 벗고 맨발로 들어가야 하며 무릎 이상이 노출되는 바지를 입으면 안된다. 이러한 행동은 존경의 표현이라고 한다. 미얀마를 여행할 생각이라면 긴 바지 하나 챙겨가면 도움이 되는데, 아무래도 날씨가 덥다보니 냉장고 바지처럼 통풍이 잘되는 옷이 좋다.


틸로민로 사원 (Htilominlo Guphaya)


틸로민로 사원 (Htilominlo Guphaya)은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과 어울러진 모습이 참 곱다. 오랜 세월을 버텨낸 우여곡절의 흔적이 건물 곳곳에 드러나 있다. 사진을 찍으면 은근히 잘 나와서 좋다. 사원을 나온 후 5,000짯에 냉장고 바지(?)를 구입했지만 생각보다 편하진 않다. 미얀마인 체형에 맞추어서 그런걸까? 보기엔 냉장고 바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리 시원하진 않다. ㅠㅠ 그렇다고 더운 날에 청바지를 입고 돌아다닐 순 없으니까 ㅠㅠ

지진의 여파로 보수중인 탑과 사원이 꽤 많았다.

아치와 창살이 정말 아름다운 풍경.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원 내에서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참 아름다웠다. 평화롭고 조용했다. 물론 유명한 사원 중 하나라 관광객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것이 다소 아쉬운 점이지만, 바간에는 조용한 사원들이 참 많다.

지진이 발생하여 사원이 서로 기댄 모습이 마치 피사의 탑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웅장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볼거리가 있다. 이제 점심을 먹으로 Go Go!!!

점심에는 치킨 커리가 가미된 미얀마식 구절판을 먹었다. 입맛에 잘 맞아서 다행이다. 미얀마 맥주도 꽤 괜찮다. 드래프트 맥주가 아니어서 아쉽지만 여전히 훌륭했다. 점심 식사 후 호텔에서 무더위를 피한 후 3시 30분부터 오후 투어를 시작했다. 오후 투어는 일몰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그 전에 조금이라도 쉬어야 한다.


<숙소 : Zfreeti Hotel>

2박 3일 동안 머물었던 Zfreeti Hotel은 냥우 지역 여행자 거리 근처에 위치한 호텔인데 가성비가 좋기로 유명하다. 최근에 지어져서 그런지 깨끗한 편이다. 리셉션 데스크가 있는 라운지는 나무로 지어진 높은 천장형 개방 구조라 아주 시원한 느낌이 든다. 루프탑에선 조식을 먹을 수 있고, 2층 뒷 편엔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조용한 라운지도 있다. 휴양지 느낌이 물씬 풍긴다. 비수기 여행의 매력은 저렴한 가격에 여유롭게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직원들도 모두 친절하고, 걸어서 5분 정도 나가면 식당 거리가 있어서 저녁을 먹기에도 좋다.

여기서 잠깐 쉴 때 정말 좋았다~~~~~ ㅠ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데, 진짜 잠이 솔~솔~ 온다. ㅎㅎ


수영장도 아주 굿! 밤에 가면 더 굿!


다음 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