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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12 독일 기차 ICE 이용기

아래 내용은 필자가 네이버 카페 <유랑>에 게시했던 글이다. (2008.03.05)


주의

- 오래전 내용이니 아래 내용대로 따라하면 큰 일 날수도 있다! ㅎㅎ


 

2월 4일 월요일.

 

아침 8시 30분,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안락하고 깔끔하다는 독일의 ICE(Inter City Express). 벨기에에서 쾰른, 쾰른에서 베를린까지 이동할 때도 ICE를 이용했던터라 이미 명성을 몸소 체험했으나 프랑크푸르트에서 파리로 갈 때 이용했던 국제 열차(ICE International Train)는 더욱 기억에 남는다. 베를린에서 한 번에 파리까지 가는 기차가 없기에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데 프랑크푸르트에서 이 열차에 올랐다. 내 유레일 패스가 1등석 티켓이지만 그 전에는 예약비 때문에 일부러 저렴한 2등석에 탔지만 2등석을 예약했음에도 1등실로 들어갔다. 내 티켓은 1등석이니까. 예약은 2등석으로 했기에 깐깐한 차장이면 옮겨라도 할 수도 있겠다. 참고로 프랑크푸르트에서 파리로 가는 ICE를 탈 때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20유로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국경을 넘는 기차는 예약을 하는데 최고다. 브뤼셀-쾰른, 프랑크푸르트-파리 구간은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하고, 쾰른-베를린이나 베를린-프랑크푸르트 구간은 예약을 안 해도 상관 없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2등석이 거의 만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1등석은 늘 여유가 있다. 

 



 

<ICE의 아름다운 자태>

 



 

<굉장히 널찍한 ICE 1등석 객실, 깨끗하고 조명도 밝다>

 



 

<모니터는 있으나 채널이 별로 없다.>

 



<각 객차마다 있는 모니터. 객차번호, 목적지와 경유지 및 기차 속도를 나타낸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파리로 가는 ICE 9550 기차>



 

<식당 차에서는 음료, 커피와 식사를 먹을 수 있다. 1등석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승무원이 배달까지 해준다.>

 



 

<상단에 빨간 글씨로 안내 문구가 표시된다. 대게 영어, 불어, 독일어도 나오고 네덜란드어로도 가끔 나온다.>

 

역시 ICE의 명성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ICE의 공간 활용은 개인적으로 최고인 것 같다. TGV와 같은 열차인 KTX, Eurostar, Thalys 등 고속열차를 타본 결과 단연 승차감과 기차의 공간활용은 ICE가 으뜸이다. 2등석이라고 해도 결코 불편하지 않고 좌석이 앞뒤 및 좌우로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열차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 부분이 굉장히 넓고 이동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내가 타봤던 모든 고속열차에서 좁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하나 ICE의 장점은 1, 2등석 모든 좌석 위에 예약된 상황을 표시하는 작은 표시 모니터가 있다는 것이다. 검정색 화면에 빨간 글씨로 각 좌석마다 예약된 내용을 보여주는데 예를 들어 [ 88 Berlin – Frankfurt ] 라고 표시된 경우 88번 좌석은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가는 손님이 예약을 했다는 의미이다. 유레일 패스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런 표시가 있으면 예약석이니 피하는 게 좋다. 빨간 불이 없는 곳을 골라서 앉으면 되는데 되도록 일찍 기차를 탈수록 좋은 자리를 구할 수 있다. 1등석의 경우 훨씬 널찍한 공간에 안락한 의자와 TV모니터까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좌석수가 적으니 조용하다. 기차마다 기차에 대한 설명과 서비스, 각 역별 도착시간, 그리고 도착시간에 맞게 갈아탈 수 있는 기차시각과 설명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는 팜플렛이 비치되어 있다.




 

<기내에서나 볼 수 있는 저 박스. 저기에 식사, 와인, 물과 같은 음식이 들어있다. Frankfurt-Paris 구간 열차에 해당 됨.>

 



 

<노트북을 사용하기에도 안성맞춤인 테이블석. 1등석에는 모든 좌석마다 전원코드가 있다. 2등석 역시 의자 사이에 전원이 있어서 노트북사용에는 문제가 없다. 무선인터넷이 잡히긴 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구간은 쾰른 구간으로써 아직까지는 제약이 있다.>

 

내가 주로 이용했던 구간은 베를린-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파리 구간으로 ICE 9557과 같은 네 자리 숫자 기차였다. ICE는 각 열차마다 객실 테이블에 안내 책자를 가지고 있고 각 열차의 행선지와 중간 경유지가 도착 시간 별로 정리되어 있다. 예를 들어 파리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ICE 9557 열차의 경우 Paris Est(17:09)에서 출발하여 Saarbrücken Hbf (19:00), Kaiserslautern Hbf (19:37), Mannheim Hbf (20:20)를 거쳐 Frankfurt(Main)Hbf에 저녁 20:58에 도착한다. 각 경유지 도착 시간 뿐만 아니라 경유지에서 해당 시각 도착 이후에 환승할 수 있는 기차에 대한 정보가 매우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다음 기차로 갈아타기에 굉장히 편하고, 기차가 연착이 되는 경우에도 차장이 방송을 통해서 대게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로 환승할 수 있는 기차와 플랫폼까지 설명해준다.

 

“지상 위의 First Class, KTX?”

 

글쎄다. KTX 1등석을 타본 적은 없어서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과거에 새마을호 특실을 타봤던 기억에 비추어 볼 때 아무리 좋더라도 독일 ICE 일등석만큼은 아닐 듯하다. 기차 탑승 시간이 오후 1시라 점심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차장이 잠시 후에 점심식사가 제공된다고 얘기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기내에서 볼 수 있는 승무원이 기내식이 아닌 차내식(?)을 가져왔다. 고기를 곁들인 면 요리와 빵과 버터, 디저트 푸딩과 오렌지 및 생선 알처럼 보이는 샐러드와 새우, 그리고 소스. 여기에다 커피, 와인과 음료를 선택할 수 있고 스푼, 나이프와 포크는 깔끔하게 정돈된 두툼한 냅킨에 정돈되어 나왔다. 거기다가 잠시 후에는 물티슈와 스낵까지 무료로 나왔다. 이 식사는 국제선 열차(Only for International Train)에만 제공된다고 하였는데 가격은? 놀랍게도 무료다! 내심 좋아하며 먹으면서도 설마 이거 얼마나 더 내야할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서비스라니… 감동 15톤이다.



 

<파리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할 때 나왔던 1등석 식사. 모든 승객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국제 구간(파리-프랑크푸르트) 이용 승객에게만 준다.>


이걸로 끝일까 싶었는데 파리 도착 1시간 30분쯤 다른 승무원 두 명이 돌면서 혹시 (파리에 도착하면) 택시가 필요하느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1등석) 승객들이 기차 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명 씩 모두 물어보고 준비를 해주는 서비스였던 것. 궁핍한 대학원생에게 유럽의 택시는 No Thank you 다. 이 정도면 대단한 서비스다. 그 정도로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물론이다. 참고로 베를린-프랑쿠푸르트 구간이나 프랑크푸르트-파리 구간의 ICE 1등석 편도 요금은 200,000원이 넘는다. 독일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내가 다녀봤던 서유럽 지역 기차 요금은 한국보다 굉장히 비싸다.

 

DB Bahn, raileurope.com 홈페이지에서 2008년 3월 7일자 ICE 기차 요금을 각각 검색해보았다.

 

앞의 가격이 DB Bahn에서 검색한 가격으로 모두 성인용 요금.


<베를린 – 프랑크푸르트 구간>


2등석: 107,00 EUR (155,900원) | 179.00 EUR (260,804원)
1등석: 171,00 EUR (249,148원) | 275,00 EUR (400,677원) <- 프리미엄 좌석


 

<프랑크푸르트 – 파리 구간>


2등석: 99,00 EUR (144,243원) | 116.00 EUR (169,013원)
1등석: 171,00 EUR (249,148원) | 201.00 EUR (292,859원) <- 일반 1등석 좌석

 

참으로 놀라운 가격이다. 유레일 패스가 없다면 도무지 상상하기도 힘든 가격이다. 이번 여행에서 ICE를 총 8번을 탔는데 2등석은 3번, 1등석이 5번이다.

 

내가 이용했던 ICE

 

브뤼셀 -> 쾰른 (2등석) 1회
쾰른 -> 베를린 (2등석) 1회
베를린 <-> 프랑크푸르트 (1등석) 3회
프랑크푸르트 <-> 파리 (1등석) 2회
프랑크푸르트 <-> 파리 (2등석) 1회

 

그럼.. 대충 계산을 해보자. 비교적 저렴한 DB Bahn의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브뤼셀 -> 쾰른 (2등석) : 43,30 EUR (62,651원)
쾰른 -> 베를린 (2등석) : 102,00 EUR (148,615원)
베를린 <-> 프랑크푸르트 (1등석) 3회 : 171,00 EUR x 3 ==> 513 EUR (747,446원)
프랑크푸르트 <-> 파리 (1등석) 2회 : 171,00 EUR x 3 ==> 342 EUR (498,297원)
프랑크푸르트 <-> 파리 (2등석) 1회 : 99,00 EUR (144,243원)

 

자, 이제 독일에서 탔던 기차 요금을 대략 합산한다면?

 

1,601,252원!

 

전혀 의도치 않게 ICE를 많이 탔는데 이 정도로 뽑아 먹었다. 예약비를 모두 합산해봐야 10만원이 안 될 테니까 적어도 독일에서만 150만원 어치는 유레일로 뽕을 뽑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 구간 1등석을 예약비 5유로(7,285원)로 탔으니 유레일만 있으면 기차요금 걱정 끝이다. 물론 베를린-프랑크푸르트 구간은 Sprinter 기차를 타지 않는 한 유레일 패스만 있으면 예약 없이 ‘공짜’로 탈 수 있다.

Posted by Jason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