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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미얀마 여행기 Day 1 - 한국에서 양곤으로

미얀마 여행기 (2017.6.17~22)

거의 일주일만에 후다닥 티켓 예약, 비자 신청, 호텔 및 현지 여행사 예약을 진행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원래 라오스를 여행사 패키지로 가려고 했다가 급하게 미얀마로 행선지를 바꾸었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할 때(?) 더 오지를 탐험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결과를 말하자면 미얀마 여행은 내게 정말 좋았다. 조용한 휴식이 필요한 내게 꼭 필요한 곳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Day 1 - 한국에서 양곤으로 (2017.6.17)


오전 10시 05분에 출발 예정인 베트남 항공이 조금 지연되었다. 인천을 떠나 하노이를 경유하여 미얀마 양곤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다. 양곤으로 가는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지만 지금 항공편보다 최소한 30~40만원을 더 줘야 한다. 직항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서 51만원짜리 베트남 항공을 선택했다. 하노이에서 3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괜찮은 선택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노이바이 공항이 새로 오픈한 후 처음으로 방문했는데 아주 깨끗하고 쾌적하다. 아직은 공항 자체가 별로 붐비지 않아서 좋다. 환승을 하려고 가는데 내가 탔던 비행기 탑승자 중에서 양곤으로 가는 사람은 나 혼자인가보다. 혼자 쓸쓸하게 계단을 올라 검색대를 지났다. 하노이의 노이바이 공항에서는 아직 PP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라운지가 없는 것이 아쉽다. 어쩔 수 없이 버거킹에서 와퍼 세트를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천천히 공항을 둘러보았다. 와이파이 비번을 알려준 버거킹 직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와퍼에는 원래 큼지막한 토마토가 들어가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 

하노이 공항에서 먹었던 고이꾸온(스프링롤)의 맛은 그냥 저냥~ 그러나 플레이팅은 아주 깔끔하다. 일정이 짧아서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 친구들을 못 만나고 떠나는 것이 정말 아쉽다. 난 베트남이 늘 좋다. 베트남 여행만 세 번을 했는데 가고 싶은 곳이 여전히 많다.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 파견 문제때문에 베트남에 대해서 미안한 감정도 남아 있다. 일본의 위안부 문제만큼 한국군의 베트남 전쟁에서의 만행은 중요하다. ㅠㅠ


한국보다 두 시간이 느린 현지 시각으로 저녁 7시, 하노이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 안착했다. (수도는 네삐더이다.) eVisa 신청한 서류를 immigration 데스크에 보여주니 금방 처리가 되었다. 새로 지은 양곤 공항은 아주 깨끗하다.

내일 아침 비행기로 양곤을 가야 하기 때문에 시내 중심가에서 적당히 공항 쪽으로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았다. 양곤의 교통 체증은 매우 심해서 구지 중심부에 숙소를 잡을 이유가 없었다. 루프탑이 멋져서 선택한 숙소, 저녁 늦은 시간이라 옥상에 올라오니 외국인 숙박객들이 한 바탕 시끌벅적 맥주 파티를 하고 있다. 비가 주적주적 오지만 이 느낌, 참 좋다. 시원한 루프탑에서 닭고기가 들어간 호박 카레에 미얀마 맥주 한 잔, 여기가 천국 아닐까.


로컬 호텔이 좋은 점은 여러나라에서 온 여행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규모 공간에 모여 있다보니 식사 시간이나 저녁에 얘기할 기회가 잦다. 어디서 왔는지, 어딜 여행하며 무엇을 할 것인지 서로 물어보며 다양한 세상의 경험을 공유하는 재미가 있다. 네덜란드에서 온 친구는 양곤에 산지 벌써 1년이 넘었고 관광쪽 일을 한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온 두 친구와 꽤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미얀마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 중 한 명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다른 한 친구는 방송국에서 뉴스를 제작한다. 한국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 얘기도 많이 나누었는데 내일 새벽부터 이동을 해야하기에 아쉽게 먼저 자리를 일어났다. 긴 하루가 끝나간다.

내일은 누굴 만날까? 벌써 궁금하다.


<숙소>
루프탑이 아주 멋진 Wai Wai's Place Bed & Breakfast Inn (Yangon)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로컬 호텔 같고, 가격 대비 좋다. 깔끔하고 직원들 모두 아주 친절하다. 루프탑에서 저녁엔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하루의 추억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